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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의 문학 책들과 같이 꽂혀 있어서, 좀 의아했는데 알고보니 수필로 분류되어서 그런 것 같다. 이 책은 서울대 병원의 인턴 수련 일기를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고 있다.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막연하게 돈을 다른 직업보다 많이 번다', '어떤 과는 정말 힘들다더라'라는 막연한 생각밖에 없었다. 책을 읽어가면서, 정말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힘든 수련 과정과 고생이 수반한다는 걸 간접적으로나마 알게 되었다. 

아무래도 환자의 건강과 생명에 연관된 직업이기 때문에, 의사란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직업이다. 원리나 근본적 법칙을 추구하기 보다, 경험적 통계적 사실에 기초하여 일단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지식들을 암기해야 한다고 하니, 그 과정 또한 어려워 보였다. 내부의 상명하복 문화는 굉장히 엄격하게 보였다. 인턴 당시의 일기이기 때문에 이입해서 읽다보면 레지던트의 눈치를 보고 조마조마 긴장하는 글쓴이의 심정에 공감했다. 한편으로는 수술이나 채혈 부분에서, 읽으면서 상상이 되니까 일반인으로서는 좀 섬뜩한이야기들도 있었다.

의대생, 의학전문대학원 대학생 뿐만 아니라 의대나 의전원 입학, 의대 편입 등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이라면 정말 읽어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미리 간접적인 체험도 되고, 추후 진로 결정에도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인턴일기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홍순범 (글항아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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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가설로 국내에 번역된 책의 원작자 존 더비셔의 다른 수학 교양 도서이다. 이 책은 미지수라는 것이 왜 등장했는지, 미지수의 표기법은 과거에는 어떤 모습이었으며, 현재에 널리 쓰는 모양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왜 하필 x인지 등을 다루고 있다. 아무래도 미지수라는 내용을 다루다 보니 방정식과 같은 대수적 내용이 빠질 수 없는 것 같다. 

특히 3차 방정식과 4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구할 수 있는데, 5차 방정식에 대해서는 아벨이 근의 공식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증명했다고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벨 이전에 누군가 증명을 했지만 그 증명이 난해해서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금시초문이라서 흥미롭게 읽었다. 한편으로는, 수학자들의 경쟁이 굉장히 치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르는 것, 아직 알지 못하는 것을 미지수 x로 둠으로써, 인간은 그 미지수를 추구하고 답을 구하는 어떤 구체적인 목표를 얻었고 그에 따라서 인간의 호기심은 수학과 다른 과학의 발전에 기여해왔다. 미지수라는 수학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미지수 상상의 역사
카테고리 과학
지은이 존 더비셔 (승산,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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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에 나온 Not even wrong의 번역서이다. 이 책의 제목은 책을 읽다가 보면 중간에 설명이 나온다. 뭐가 틀린 말일 때는 wrong이라고 하지만, 아주 엉터리라서 '틀렸다'라고조차 하지않는(not even wrong) 의미이다. 양자장론과 초끈이론을 둘러싼 물리학자들의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다. 제일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미국, 구소련(러시아), 유럽의 가속기 개발 경쟁이었다. 가속기 개발 경쟁을 둘러 싸고 우라늄 농축 때문에 국방부에서나 과학재단에서의 투자를 많이 받았다가, 이제는 미국에서 세수의 적자 때문에 제일 먼저 입자 물리학 가속기의 지원 예산을 감축하자, 가속기 건설이 중단되었다는 이야기는 정말 안타까웠다.

초끈이론은 여전히 사반세기가 넘도록 이론이었을 뿐이고, 실험으로 이어지지도 못했다. 수학이라면 어떤 공리를 기초로 단계적으로 이론을 쌓아 올려 더 높은 수준의 추상화된 이론으로 일반화시키는 특성이 있다. 그러나 물리는 수학이 아니다. 그 때문에 실험으로 이 이론이 물질 현상이나 자연 현상을 얼마나 잘 기술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과정이 필연적이다. 초끈이론이라는 막연한 환상에 사로잡혀 있던 내게, 초끈이론의 잘 드러나지 않았던 양면성을 알려준 유익한 책이었다.

초끈이론의 진실
카테고리 과학
지은이 피터 보이트 (승산,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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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산에서 나온 수학 교양도서로 줄리언 해빌이 지었다. 아무래도 이런 수학 관련 교양 도서의 예상 독자로는 일반인이나 학생들이 되겠지만, 공통적으로 어느 정도 수학에 관심과 호기심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크게 차이는 없을 것이다. 그런 대부분읙 경우에는 정규 교과과정에서 수학을 배우거나, 혹은 개인적으로 책을 찾아가면서 수학 공부를 해 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네이피어 상수 e나 허수 i, 원주율 pi를 다룬 책은 많이 봤어도 오일러 상수 gamma를 다룬 국내 책은 처음이고 해서 낯설지만 흥미롭게 읽었다. 내용 자체도 너무 무거운 주제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인기 있는 주제가 아니라서 딱 적절한 목표로 쓰인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수학 용어나 수학자들의 이름이 다른 책들의 표기와 달라 낯설고 다른 자료를 참조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61족의 improper integral을 변칙적분이라고 번역했다. 대한수학회 수학용어국가지정 수리과학연구정보센터 수학학술용어집에서 검색해보면 이상적분, 넓은 의미의 적분이라고 했지 변칙적분이라는 말은 용례에 없다. 또한 63 쪽의 Chebyshev를 체비셰프라고 했는데 외래어 한글상호변환기에서 정부 언론 외래어공동심의위원회의 한글표기 심의결정을 검색해보면 체비쇼프라고 한다. 67쪽에는 erdos를 에어디시라고 했는데 국립국어원 외래어표기법 제2장 표기일람표의 표10 헝가리어 자모와 한글대조표에 의하면 에르되시라고 표기하는 것이 맞다. 99쪽에는 앙드리앵-마리 르장드르라고 하고 영문에는 Adrien Marie Legendre으로 시작하든데 이 영문 표기가 맞다면 앙드리앵(Andrien)을 아드리앵으로 바꾸어야 할 것 같다. 외래어 한글상호변환기에는 또 Andrien으로 나와 있는데 Andrien의 구글 검색결과를 보면 Adrien의 오기인 것 같다.

105쪽의 recurrence relation의 점화관계는 수학학술용어집에 의하면 맞지만, 관계라는 것이 단순한 상관관계를 가리키는 것인지 수식적인 관계를 이야기하는 것인지 모호하기 때문에 점화식으로 썼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리고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정의를 따르면 점화식 안에 이미 관계식이 정의로 포함되기 때문에 괜찮을 것이다. 211쪽의 determinant는 행렬정수라고 되어 있는데 수학학술용어집에 의하면 행렬식이라고 나와 있고 determinant가 역행렬을 판별할 수 있는 어떤 수에 대응시키는 행렬 원소로 구성된 식에서 계산으로 얻는 결과이기 때문에, 행렬식이나 판별식(물론 판별식에는 근의 유무나, 선형 안정성 분석 등 여러 의미가 있으나 여기서는 행렬의 판별식)으로 쓰는 편이 더 좋았을 것 같다.

표기 문제는 따지고 들어가면 한도 끝도 없기 때문에, 출간을 지연하는 것보다는, 편집자와 번역자 간에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보아야 한다. 표기법 상으로는 맞지만 어떤 다른 표기가 널리 쓰인다면, 널리 쓰이는 표기를 사용하고 외래어 표기법에 맞는 표기에 대해 설명을 해 줄 수도 있다. 아니면 책의 시작 부분에 이 책은 어떤 용어집이나 어떤 표기법을 기준으로 외래어와 전문 용어를 표시했는지 밝히고, 표기법에 맞지는 않지만 널리 쓰여서 상호 참조를 쉽게 하기 위해 단어를 사용했다고 밝혀 두었다면 더 낫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이전과 겹치지 않는 주제이면서, 양질의 수학 교양 도서를 찾기 힘들어졌다. 미래의 양자 기술 시대를 준비하고자 수학과 물리 관련 교양 도서를 꾸준히 소신 있게 출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주제가 일반 대중의 관심사와 멀기 때문이 아니라, 좋은 책을 잘 만들어도 알아주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이 또한 그렇다. 앞으로도 읽어 볼만한 수학 교양 도서를 많이 내 주셨으면 좋겠다.


오일러상수 감마
카테고리 과학
지은이 줄리언 해빌 (승산,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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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즈상 수상자 히로나카 헤이스케가 쓴 인생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두 번째로 읽는 책이지만, 그 감흥은 변하지 않는다.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성공기이기에 그의 이야기는 좀 더 다른 사람들에게 설득력 있고, 심금을 울리게 된다. "나는 바보니까"라고 인정하면서 소박한 마음가짐으로 인생을 살아온 그의 자세는 나에게도 시사하는 점이 많은 것 같다. 특히, 책의 지은이가 수학자라는 점은 수학을 동경하는 마음이 있어서 더욱 책의 묘미를 느끼게 해 주었다.

천재라고 해도 꼭 행복한 삶을 살 수 없고 평범한 사람이라고 해도 현명한 선택을 통해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증거하는 것 같아 기분 좋게 읽을 수 있었다.
학문의 즐거움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히로나카 헤이스케 (김영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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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ragmatic Programmers의 시리즈 중 하나인 The ThoughtWorks Anthology의 번역서입니다. 부제는 소프트웨어 기술과 혁신에 관한 에세이네요. 마틴 파울러는 리팩터링이라는 유명한 책을 낸 걸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블로그 글을 읽는 것처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게 책이 나왔네요.

DSL(Domain Specific Language) 부분을 보면서 한 가지 문제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푸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프로그래밍 언어도 Concepts of Programming Language(8th edition)와는 다르게 여러 관점으로 범주화를 시킨 부분이 유익했어요. 실용적인 논의의 확산으로, 개발 실무에 유용한 프랙티스들이 잘 알려졌으면 좋겠네요,

소트웍스 앤솔러지
카테고리 컴퓨터/IT
지은이 마틴 파울러 (위키북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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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라이어라는 책을 빌려 읽었습니다. 책의 저자는 블링크(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잘 팔렸던 책이라고 기억합니다.)의 저자로 유명하더군요. 책을 읽다가 조금 주목했던 부분은 한국의 대한항공 사고 사례였습니다. 한국어의 특성상 발달한 존경어와 완곡 어법 때문에 기장과 부기장간의 의사소통이 원할하지 못했고, 이는 기장의 판단 착오와 사고로 이어졌다고 소개했습니다. 아이스하키 선수 들의 생일 특성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해서, 이전 까지 학교에 있었던 빠른 생일(1/1부터 2/29까지)과 다른 생일의 학생간의 학습 성취도를 봐도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않을까 예상했습니다.  
아웃라이어(OUTLIERS)
카테고리 자기계발
지은이 말콤 글래드웰 (김영사,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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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웹 기획이라는 책을 사서 읽었습니다. 소셜 웹 기획이라는 책을 읽고 나니까, 내가 지금까지 잘 가입하고 이용해 왔던 사이트들도, 이 책의 원칙과 통하는 부분이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미투데이를 예로 들면, 상단 왼쪽에 로그아웃된 상태에는 '혼자 보기 아까운 하루'라는 문구가 출력됩니다. 제가 로그인 하면 그 부분이 '세레의 혼자 보기 아까운 하루'라는 식으로 바뀝니다. 이처럼 자신의 페이지에 소유감 내지 소속감을 심어주는 부분이 제일 강하게 와닿았습니다. 처음 가입을 유도하고, 사용자의 지속적 사용을 유도하는 아마존의 사례가 잘 제시되었습니다. 지금 프로젝트 공부하는 경우도 소셜 네트워크와 연관된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 유익하게 읽었습니다. 프로젝트에 도움이 되도록 응용하게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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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 포터 지음 | 인사이트 펴냄
소셜 웹에 대해 당신이 가지고 있는 막연한 생각을 깔끔하게 정리시켜준다! 10여 년간 웹 사이트를 구축해온...사회적 상호작용이 성공의 열쇠가 된다는 것에 착안한, 소셜 웹 기획에 대한 입문서이자 지침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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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스 1이라는 책을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해 읽게 되었습니다. 자음과 모음이 출판했고, 자음과 모음에서 출간된 환상 소설 등은 대부분 재미있게 읽어서 조금 기대도 되더군요. 책은 4권 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저자의 군대문제 때문이라고 한다. 복무 기간 동안 연재 중단되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온 걸로 보인다. 책에는 아민과 파즈 그리고 권족이 등장하는데, 파즈들은 천공에서 살고 고등 교육의 혜택을 받고, 최신 기술을 사용하지만 아민들은 그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작한다. 책에는 린트라는 아주 재능있는 아민이 파즈의 고등 교육 혜택을 누리게 되면서 시작하는데 이는 파즈의 국왕이 허락했기 때문이다. 책은 대체로 모험을 통한 성장기적 소설 시점을 따르고 있다. 인과 관계로 이어지는 이야기 가운데 등장하는 우연적 상황 (펜서라 불리는 마법사가 아님에도, 갑자기 골렘이라는 몬스터를 조종할 수 있게 되는 린트)때문에 긴장감이 다소 떨어지기도 하지만 대체로 재미있게 읽었다.
링스 1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홍성호 (자음과모음,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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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영재들의 수학퍼즐과 같은 저자가 쓴 책이다. 그동안 수학자들이 했다는 이야기들 중 어떤 것들은 사실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알게 되어 유익했다. 오일러가 수학을 못하는 사람에게 신은 없다고 증명을 칠판에 쓰며 망신을 주었다는 이야기와, 가우스가 1부터 100까지 합을 빨리 구해서 선생님을 놀라게 한 이야기 등이 포함되었다. 칸토어와 연속체 가설이 등장하는 부분은 예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무한의 신비'라는 책을 떠올리게 했다. 겔폰드는 e^pi 상수 때문에 좀 익숙했던 수학자인데 책에 이름이 나와서 관심 있게 읽었다. '무한의 신비'처럼 한 수학 주제에 수학자들의 이야기를 얽은 책이 나오거나, 좋은 책이 번역이라도 자주 되면 좋을텐데 해서 아쉽다. 수학 교양 서적이 계속 나와서 수학에 재미를 붙이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천재들의 수학 노트
카테고리 과학
지은이 박부성 (향연,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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